요즘 우리 아이는 뭐 하나 결정하는 데도 자기가 꼭 참여해야 해요. 옷을 고를 때도, 밥 먹을 때도, 놀이터에서 집에 올 때도 매번 “내가 정할래!”를 외치죠.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 고집이 셀까’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이제 자기 생각이 있다는 증거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들어요.
4살이라는 나이는 자아가 강하게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고집과 떼쓰기가 함께 올라오는 시기예요. 단순히 말을 안 듣는 게 아니라,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말하고 싶은데 아직 그 방법을 잘 몰라서 그렇더라고요.
🌀 “싫어!”라는 말의 이면
아침에 양치질을 하자고 하면 “싫어!”, 장난감을 정리하자고 하면 또 “싫어!” 아이 입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튀어나오는 말이 바로 이거죠.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싫어!” 속에는 감정이 담겨 있어요.
어쩌면 너무 피곤해서일 수도 있고, 방금 하던 놀이를 멈추기 싫어서일 수도 있고, 혹은 단지 자기가 뭔가를 결정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아이가 “싫어!”라고 말할 때, 먼저 그 이유를 물어보거나, 감정을 대신 짚어주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싶은 거 계속하고 싶었구나?”, “갑자기 하자고 하니까 화났어?”
이런 말들을 자주 던지다 보면, 아이도 차츰 자기 감정을 말로 풀 줄 알게 되더라고요.
⛔ 혼내기보다 중요한 건 ‘경계 세우기’
아이의 고집이 심해질 때, 무조건 화를 내거나 제지하는 건 오래가지 않아요. 순간 멈추게 할 수는 있어도, 아이는 속으로 더 강한 저항감을 갖게 돼요. 그래서 저는 혼내기보다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경계 세우기’**를 선택했어요.
예를 들어,
- “지금은 TV 볼 시간이 아니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 그런데 소리 지르면서 말하면 안 들어줄 거야.”
이렇게 말하면 아이도 ‘아, 엄마는 내 말을 들어주지만, 기준은 지키는구나’라는 걸 서서히 배우더라고요. 때론 울기도 하고,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속도가 빨라져요.
💬 대화로 푸는 습관 만들기
4살 아이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어요. 중요한 건 그 갈등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예요. 저는 아이가 진정되었을 때 조용히 말을 걸어요.
“아까 엄마가 그만하자고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속상했을 수도 있고, 화났을 수도 있지. 엄마는 그 마음 궁금했어.”
이렇게 말하면, 아이가 처음엔 고개만 끄덕이다가 나중엔 “속상했어”라고 말하곤 해요.
이게 바로 ‘대화로 푸는 연습’의 시작이에요. 그날 있었던 감정을 말로 풀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아이는 점점 갈등을 감정 폭발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 실생활에서 바로 써먹는 팁
- 미리 예고하기
“5분 뒤에 정리할 거야”처럼 미리 알려주면 거부감이 덜해요. - 선택권 주기
“지금 정리할래? 5분 있다가 할래?”처럼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감정 대신 행동을 다루기
“화난 건 괜찮아. 그런데 장난감을 던지는 건 안 돼”라고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엔 기준을 명확히!
🌱 고집은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이에요
지금 우리 아이가 부리는 고집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있다는 신호예요. 스스로 결정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자라나는 과정이죠.
이 시기에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단순히 ‘제지’가 아니라 ‘이해’예요. 이해하고, 받아주고, 적절한 선을 함께 정해가는 연습을 통해 아이도 조금씩 자라납니다.
저 역시 완벽하지 않지만, 오늘도 아이와 갈등하고, 화내고, 다시 풀면서 조금씩 같이 배우고 있어요. 중요한 건, 아이와의 대화는 항상 다음 날 또 이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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